터키, 트럼프가 토사구팽한 쿠르드족에 지상전 돌입
브릿지경제
터키, 트럼프가 토사구팽한 쿠르드족에 지상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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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군 탱크가 9일(현지시간) 밤 터키 남동부 샨르우르파 주(州)에서 시리아와 접한 국경지역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터키군은 이날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를 향해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AP=연합) |
터키군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토사구팽 당한 쿠르드족을 시리아 북동부에서 몰아내기 위해 9일(현지시간) 공습에 이어 지상전에도 공식 돌입했다.
이에 따라 지난 8년간 이어진 시리아내전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로이터통신, AP통신 등에 따르면 터키 국방부는 이날 밤 트위터를 통해 터키군과 시리아국가군(SNA)이 ‘평화의 샘’ 작전의 하나로 시리아 북동부 유프라테스강 동쪽에서 지상 작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터키 국방부는 이후 공습과 곡사포 공격으로 181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평화의 샘’ 작전을 통해 테러 통로를 없애겠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지상군의 진격에 앞서 감행한 공습과 포격 등 터키군의 초기 공격으로 민간인 8명, 쿠르드군 7명 등 최소 15명이 사망했다고 시리아내전 감시단체가 전했다.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미군과 함께 싸우며 1만여명의 희생자를 냈던 쿠르드족에게 돌아온 건 ‘미국의 동맹’이라는 튼튼한 입지 대신 트럼프식 고립주의의 ‘배신’이었다.
쿠르드족은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결정해 터키군의 쿠르드 공격을 묵인한다는 신호를 준 미국이 “등에 비수를 꽂았다”며 비난하고 있다.
쿠르드족은 민병대를 조직해 지난 5년간 미국과 함께 IS 격퇴전에 참전했으며 약 1만1000명의 대원이 목숨을 잃는 희생을 치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고립주의 행보는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으로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돈 때문에 동맹을 버렸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중동에서 전투와 치안유지 등으로 무려 8조달러를 썼고, 미군 수천명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했다”며 “미국은 중동에 있지 말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쿠르드 동맹을 버렸다는 비판에는 “쿠르드를 결코 버리지 않았다”고 했지만 탄핵국면에서 도움이 절실한 친정 공화당마저 등을 돌리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트윗을 통해 “IS 격퇴에 관한 한 미국의 국가안보를 러시아와 이란, 터키에 아웃소싱 하는 것은 나쁜 생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터키를 상대로 초강력 제재를 가하는 초당적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화당 하원 서열 3위 리즈 제니 의원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 철수를 결정한 것은 역겹고 예측가능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불가능한 외교정책의 최근 결과에 대해 거의 아무도 환호하지 않고 있다.
돌발적인 정책 전환이 동맹과 우방국을 낙담하게 만들고 소외시켰으며, 적국과 라이벌을 당황하게 만들었다”며 “미국 우선주의가 실제 ‘미국 홀로’(America alone)를 의미하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고 비판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